태국에서 확인한 것: 아시아 에듀테크의 진짜 문은 어디에 있을까

코드넛은 방콕 SITE 2026에 다녀왔습니다. 부스와 IR, MOU도 있었지만, 정작 가장 크게 챙겨 온 건 "아시아 에듀테크 시장의 기회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한 가지 감각이었습니다.

태국에서 확인한 것: 아시아 에듀테크의 진짜 문은 어디에 있을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소식을 들고 온 코드넛입니다.

지난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SITE 2026에 다녀왔습니다. AI, 딥테크, 지속가능성 분야의 스타트업과 투자자, 교육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였고, 코드넛은 한국관 부스에서 AI 기반 교육 콘텐츠 생성 플랫폼 퀘스트보드와 디지털 학습 운영 플랫폼 퀘스트북을 소개했습니다.

행사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아래에 짧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 더 나누고 싶은 건 일정표가 아니라, 사흘 동안 현장에서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갖게 된 하나의 생각입니다.


젊고, 뜨거웠습니다

<태국 SITE2026 전경 및 부스 사진>

방콕 현장의 첫인상은 "젊다"였습니다. 부스를 찾아온 사람도, 발표장에서 질문을 던진 사람도 대부분 젊었고, 교육자든 스타트업 관계자든 저마다 열기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교육 기술을 경계하기보다 "이걸로 뭘 할 수 있느냐"를 먼저 묻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에서 에듀테크를 이야기할 때 자주 마주치는 조심스러움 — 기존 방식이 있고, 검증이 먼저고, 도입은 그다음이라는 — 과는 온도가 달랐습니다. 시장 자체가 아직 형태를 잡아가는 중이라 그런지, 좋은 도구라면 지금 당장 써 보겠다는 태도가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이 인상은 숫자로도 뒷받침됩니다. 아시아·태평양은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98억 달러에서 2034년 약 2,851억 달러로, 연평균 16.9%씩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 세계 15~24세 학습자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이 그 동력입니다.


그런데 공교육의 문은, 어디서나 무겁습니다

역동적인 분위기와 별개로,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눌수록 분명해지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시아 어느 나라든 공교육으로 곧장 들어가는 문은 무겁다는 점입니다. 규제가 있고, 이미 자리 잡은 기존 플레이어들이 있고, 교육과정과 행정 절차가 외부 기술을 쉽게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이건 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한국에서도 익히 겪어 온 벽입니다.

<태국 현지 인터뷰 및 태국 학생들의 시연>

그래서 현장에서 오히려 눈에 들어온 건 다른 쪽 문이었습니다. 국제학교입니다.

아시아 전역에는 국제학교가 대단히 많습니다. 이들은 특정 국가의 공교육 체계에 완전히 묶여 있지 않고, 커리큘럼과 도구 선택에서 훨씬 유연합니다. 다국어 환경이 기본이고, 학생 수준의 편차가 크며, 교사가 직접 수업 자료를 구성해야 하는 부담도 큽니다. 공교육이라는 무거운 문 대신, 실제로 열려 있고 수요도 뚜렷한 문이 바로 옆에 있었던 셈입니다.

실제로 한 선생님은 코드넛을 국제학교에 초청하는 방안을 알아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현장이 스스로 다음 문을 가리켜 준 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언어가, AI 시대에는 오히려 기회입니다

<IR발표 및 인증서 수여 사진>

아시아 시장을 이야기할 때 늘 따라붙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언어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어, 타갈로그어에 더해 국제학교의 영어까지, 나라마다 학교마다 쓰는 언어가 다릅니다. 지금까지 이 다언어성은 진출의 벽이었습니다. 콘텐츠를 언어마다 새로 만들고, 번역하고, 검수하는 비용이 워낙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AI 시대에는 이 방정식이 뒤집힙니다. AI 기반 콘텐츠 생성과 번역이 현지화 비용을 급격히 낮추면서, 파편화된 언어 지형은 이제 벽이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여러 언어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느냐"의 기회로 바뀝니다. 부스에서 교사들이 다국어 활용 가능성을 유독 많이 물어봤던 것도, 현장이 이 변화를 먼저 체감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에듀테크의 강점이 드러납니다. 한국은 높은 수준의 디지털 교육 기술과, 오랜 시간 다져 온 양질의 교육 콘텐츠 출판 역량을 함께 갖춘 드문 나라입니다. 잘 설계된 교안, 탐구 활동, 평가 문항 같은 콘텐츠의 '틀'을 한국의 검증된 품질로 만들고, 그것을 AI로 각 언어에 맞게 펼쳐 낸다면, 다언어성은 부담이 아니라 지렛대가 됩니다. 코드넛이 퀘스트보드로 하려는 일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그리고 접근성이 좋습니다

<태국 기업 비즈니스 상담과 MOU 체결 현장 사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번에 새삼 실감한 건 동남아 시장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교육 제품에서는 이게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교육 기술은 한 번 납품하고 끝나는 물건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보고, 교사의 피드백을 받아 다듬고, 다시 함께 맞춰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필요할 때 어렵지 않게 찾아가 얼굴을 맞대고 조율할 수 있다는 건, 그 반복을 빠르고 성실하게 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멀리 있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파트너보다, 필요할 때 곧장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가 신뢰를 얻습니다. 동남아 시장에서 코드넛이 가질 수 있는 강점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고 봤습니다.


SITE 2026에서 코드넛이 한 일들

관점 이야기가 길었으니, 실제 일정도 짧게 남겨 둡니다.

  • 한국관 부스 운영: 사흘간 퀘스트보드·퀘스트북을 현장 시연했습니다. AI가 어떻게 콘텐츠를 생성하고, 교사가 그것을 어떻게 수정·활용하는지를 실제 화면으로 함께 보며 소개했습니다.
  • IR 발표: 교사의 수업 준비 부담을 줄이고 학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코드넛의 기술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 비즈니스 매칭과 미팅: 현지 기업·교육기관·글로벌 관계자들과 제품 도입 가능성, 현지화 방향, 파트너십 방식을 논의했습니다.
  • MOU 체결: 이번 일정에서 나눈 대화가 향후 협력으로 이어질 첫 매듭을 지었습니다.

정리하며

이번 태국행에서 코드넛이 챙겨 온 가장 큰 소득은 계약서 한 장이 아니라, 시장을 보는 각도였습니다. 젊고 뜨거운 시장, 무거운 공교육의 문과 그 옆에 열려 있는 국제학교의 문, AI가 기회로 바꿔 놓은 다언어 지형, 그리고 언제든 함께할 수 있는 접근성. 이 조각들이 겹치는 지점에 코드넛이 할 일이 있다고 봤습니다.

교육 기술은 결국 교실에서 쓰여야 완성됩니다. 그 교실이 어디에 있든, 어떤 언어를 쓰든, 코드넛은 언제든 찾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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